2016 총선 정치

수행비서 우산 씌워주는 국회의원 후보, 지극히 당연

2016년 3월 21일

수행비서 우산 씌워주는 국회의원 후보, 지극히 당연

지난 주말인 3월 19일 토요일, 한 장의 사진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 수성구갑 후보가 전화를 받고 있는 수행비서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모습입니다. 국회의원 후보, 특히 오랜 경력의 정치인을 수행하는 비서는 주군을 모시는 사람처럼 여겨지는 사회입니다. 주군을 모시고 다녀도 시원찮을 판에 감히 우산을 들게 하다니, 사람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김부겸 후보를 수행했던 이세영 비서는 이 사진이 회자되는 것이 기쁘면서도 안타깝다고 밝혔습니다. 평소에도 김 후보가 우산을 씌어주는 일이 많았고, 이 비서는 당연한 듯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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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 수성구갑 후보가 수행비서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있다 ⓒ김부겸후보

‘수행비서 우산 씌워주는 국회의원 후보’

어제 아침 대구 교통연수원 앞에서 우연히 찍힌 이 사진 한 장이 순식간에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도배되었다.
물론 포커스는 나에게 우산을 씌워준 한 아저씨지만 덕분에 나도 ‘안 바쁘면서 바쁜척 하는 수행비서’, ‘후보 앞에서만 일하는 척 하는 수행비서’, ‘후보에게 방해되는 수행비서’라는 장난 섞인 농담을 하루 종일 들었다.ㅋㅋ
후보의 인간다움이 널리 알려져서 모시는 입장에서 참 기쁘기 그지없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한편에서 자꾸만 안타까움이 스물스물 기지개를 켠다.
먼저 간단히 상황설명을 드리자면,비오는 아침, 후보를 모시고 택시기사님들에게 인사차 교통연수원에 들렀다.
인사가 마무리되고 이동하려는 찰나에 후보의 일정 추가건으로 나에게 전화가 왔고, 난 일정표를 뒤적이며 일정 조율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산은 하나 뿐이었다.
애초 건물에 들어갈때 후보는 우산을 직접 쓰고 들어가셨고, 난 코 앞인데 귀찮아서 그냥 뛰어들어갔으므로..
문제는 나오는 순간이었는데 전화 받으며 종이 서류를 봐야하는데 비를 맞았다가는 종이가 다 젖게 생긴거다.
그 순간 후보는 늘 그랬듯이 우산을 나에게 씌워주셨고, 난 평소에도 자주 그러셨으니까 그냥 아무생각 없이 우산 밑에 몸을 맡겼다.
이게 저 사진에 얽힌 진실의 전부다.김부겸이란 정치인과 나 사이에는 아주 자연스럽고 흔히 일어났던 일이다.
그런데 이 사진이 온라인에서 엄청난 이슈가 되었다.
신기할게 하나도 없는 저 모습에 대중이 신기해하는 이유는…
아마 대부분의 정치인이, 아니 더 나아가 대부분의 사회적으로 존경받아야할 자리에 계신 분들이 저런 자연스럽고 흔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때문일게다.
그분들에 대한 비판은 하지 않겠다.
오히려 우리사회에서 저런 자리에 계신 분들은 누군가가 우산을 씌워주고, 가방을 들어주고, 미리 달려가서 엘레베이터를 잡아주는게 자연스러움일테니 말이다.
반대로 우리 후보가 훌륭하다고 자랑하지도 않겠다.내 상식으로는 저 사진 속 모습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이므로..
차에 앉아 커피숍에 들어가신 후보를 기다리며 휴대전화로 쓰다보니 논리 전개가 엉망이긴 하지만 하도 저 사진 가지고 난리가 나서 그냥 한 마디 쓰고 싶었다.
5분 뒤면 난 저 사진처럼 지극히 상식적인 후보를 모시고 대구 유권자들이 기다리는 다음 장소로 향한다.
‘다음 행선지에서는 차에서 10분만 자게 좀 오래 계셨으면 좋겠다’출처: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 비서 이세영 페이스북

이세영 비서의 희망은 이루어졌는지, 사무실로 들어온 김부겸 후보를 #총선아바타팀이 길게 잡아 놨습니다.10분 이상 인터뷰를 했기 때문입니다. 총선아바타팀과 만난 김부겸 후보의 인터뷰입니다.

“대구, 이제는 꿈틀거림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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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후보와 총선아바타팀이 인터뷰하는 모습

– (김부겸 후보가) 크게 앞서나가던 여론조사에서 최근엔 오차 범위 안에서 경합 중인 여론조사 결과까지 발표되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야당 후보는 늘 (여당 후보와 지지율이) 20% 이상 차이가 났다. 10%(차) 이내로 (여당 후보와) 경쟁하는 야당 후보, 이유가 뭐라고 보나.
“개인이 한 것이 아니고, 대구 사회경제적 조건이 힘들다고 봐야 한다. 이분들이 분노가 있는데 이걸 표출할 기회가 없다. 완강한 위계사회, 어른들이 있고 하니까… 사회경제적 압박에 분노를 표출할 기회가 없었다. 이제는 꿈틀거림이 느껴진다.”

–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을 환영했다. (더민주) 중앙당의 ‘TK상륙작전’, ‘화려한 봄나들이’와는 다른 반응인데. 이유는?
“중앙 정치에서는 그렇게 비칠지 몰라도 직접 상황을 맞이한 대구 시민 입장에서는 중요한 이벤트다. 여기서 대구 경제가 어렵다는 걸 알리고, 중앙 부처에 창조경제든 혁신이든 제대로 도와줘야 한다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스포츠 산업이 미약했다. 그거 강조하고. 작년에 연 창조경제 혁신센터 점검 등 모든 것이 전국에서 가장 낙후되고 있는 대구 경제 살리는 데 도움되는… 그렇게 방점을 찍어야 한다.”

– 지역에서 이념은 중요한 논의 대상이 아닌가?
“여기 와서 이념 논쟁은 아무 의미 없다. 이분들 삶에서 이념은 자기들 삶에서 떠난 지 오래다. 거기서 이념 논쟁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지식인들은 충분히 논쟁할 여지가 있지만…”

– 악조건을 비판할 것인가? 대안을 만들 건가?
“역시 대안이 되어야 한다. 비판은 누구나 한다. 시민들이 다 안다. 시민들이 아픈 걸 아프다 한다. 더 이상 위로도 안 되고 용기도 안 된다. 대안을 갖고 우리가 이렇게 해보자. 설득해야 한다. 이런 게 힘든 분들에 대한 도리라고 본다.”

– 홍의락 의원이 공천 탈락됐다. 왜 중앙당에서 지원을 많이 안 해줄까?
“지원을 안 해주는게 아니라 능력이 없다. 적극적으로 사람 발굴 정책… 그만한 능력이 없고 관심이 없었다. 홍의락 의원이 왜 귀하냐. 대구시 공무원이 인정할 만큼 일을 많이 했다. 여당 의원들보다도 더. 그랬던 분을 회의 참석 등의 저조한 걸로, 지방에 있다는 이유로 칼질한 거 아니냐. 여러 상호 평가에서.”

‘대구가 중요한 이유’

– 청년들이 사무실에 많이 오고 있다. 대구 청년을 만나면 뭐라고 말하나?
“우선은 기본적으로 대구에서도 당신들의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자. 대학 당국, 대구시 행정, 대구시 정치인들 보면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걸 만들어보자. 그건 대구발 사회적 대타협일 수도 있다. 제발 당신들의 어려운 목소리 내다오. 투표 안 하고 어른들에 대해 반감은 있는데 자기들 뜻에 대해 표현을 안 하니 밀리지 않나. (청년들이) 명함을 주면 받지 않는다. 명함을 주면서 한번만 더 생각해 달라고 말한다. 당신들 문제를 우리 문제로 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한다.”

– 개인적으로, (이번에) 당선되면 대권 갈 수 있는 거 아니냐.
“이번에 당선되면 대구를 위해서 미친 듯이 일해줘야 한다. 그래야 후배들이 여기서 야당을 할 수 있고. 두 번째는 최근에 김종인 대표 오면서 논란은 있지만 당이 국민들과 관계가 많이 회복된 것 같지 않나? 그동안 반대만 익숙하다는 우리당의 이미지를 대안을 마련하고 이 공동체를 위해 고민하는 집단이라는 이미지를 바꾸는 데 제 역할이 있을 것이다. 정치를 지금보다는 더 사려 깊게 책임지는 모습으로 해야 한다. 반대하는 데 날카로우면 우리 지지자들에게 박수는 받지만 국민들과의 거리는 더 멀어졌다. 그걸 바꾸는 데 제 역할이 있을 거다. 거기에서 살아나야 그 다음에 여기에서 정치하는 의미가 있다.”

– 왜 대구가 중요한가?
“의회 정치 구도에서 당선자 못 내니 무시할 수 있지만 만약 대선 때 이렇게 내팽개치면 이길 수 없다. 생각해 보자. 지난번(18대 대선)에 문재인 후보… 어디서 표 차이가 난 거냐. 지난번 호남에서는 나올 만큼 나왔다. 그럼 어디서 표가 나오나. 왜 이렇게 정성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지 답답하다. 분위기 좋고 정책 좋으면 표가 오나. 정치 지리학 인구 구성상 여기를 포기하면 이길 방법이 없다.”

– 사람들이 대구, 1번만 찍는데. 경기 낙후 당연하다고 비꼬는데 대구 후보로서 항변하면?
“이번에 사드 문제 나오면서 당연히 대구에 배치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아프다. 엄연히 250만 경북 300만 등 전국적으로 10% 이상의 인구가 있다. 미워하고 도외시하면 공동체 발전이 안 된다. 여기가 그동안 여러 가지 의미에서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함께했다. 구체적으로 하진 않겠다. 지금 현재 정치적 지형에서 보수색이 짙다고 해서 너무 도외시하면 안 된다. 그동안 야권에서 해볼 만한 후보 낸 적도 싸울 만한 사람도 없다. 이강철 유시민 등등 냈지만, 그때 반짝하고 지속적으로 못 냈다. 이분들에게 저희들이 미안한 거다. 그래놓고 표 안 나온다고 하면…”

– 김문수 후보 현수막을 보면 꽃을 들고 있다. 사무실도 바로 옆에 있다. 김문수와 김부겸을 비교해볼 때 이것만큼은 내가 지역 주민들에게 잘 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면?
“저분이 여러가지 인품과 능력이 있지만 도지사 시절 수도권 잘 살아야 대한민국 잘 산다고 했다. 갑자기 대구란 도시로 와서 지역 발전을 말한다. 김부겸은 지역을 위해 오랜 시간 고민하고 노력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대구 정치인으로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면. 대구 사람으로서 소망은?
“지금 대구는 경제도 어려운데 정치도 어려운 상황이다. 유승민 의원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봐라. 대구에서 애써 키운 사람들 다 쳐냈다. 대구 시민들 아프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던 선택과 구도보다는 뭔가 절박하게 그림을 만들겠다는 것. 저는 그분들에게 정치적 단면만 볼 게 아니라. 바로 그런 경쟁의 환경을 사회 경제적으로 바꿀 거다 그러면 도시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다.”

– 전국을 돌고 있는데, 처음으로 잠바를 입지 않은 야권 후보다.
“이분들이 야당 자체를 어색해한다. 당시 파란 잠바 입으니 경계를 했었다.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경계 받아가면서 그럴 필요 없다고 본다. 필요하면 잠바 입고 자켓 입고. 어깨 띠를 두른다. 자연스럽게 녹여졌다. 두세 달 하니. 지금은 거의 알아본다. 본 선거에는 주문했다. 운동원들 모두 일치해야 하니까.”

– 현수막이 마음을 울린다. ‘아버지 마음으로 일하겠습니다’.
“좀 다녀보니까 가장 대구에서 마음의 상처가 많고 깊고 굳은 살이 된 부분이 50대이다. 특히 50대 남성층… 앞만 보고 열심히 일했는데 부모 부양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남아있고 자산 가치는 서울의 3분의 1수준이다. 자녀들은 겨우 키워서 대학 졸업시켜 놨더니 취직 안 된다.

사실은 이 사람들 하소연할 곳 없다. 그분들 곁에 친구로 대변자 노릇 한번 해보고 싶다. 기회를 다오. 나 스스로가 사실상 60대 접어들었고 호적상 50대 후반이니. 화제를 던진다. 이 사회를 당신들이 안 바꾸면 어떻게 누가 바꾸겠나. 맨날 어른들 타령하고 젊은이들 투표율 낮다고 타령해서 될 일이 아니지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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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구 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 현수막. 선거사무실이 바로 옆에 붙어 있다.

‘대구 사람도 놀란 김부겸을 향한 대구 민심’

#총선아바타팀이 대구 지역에 와서 놀란 것은 뜻밖에 김부겸 후보를 향한 대구 민심이 차갑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유권자를 만나 총선 얘기를 꺼내보면 ‘경기가 나쁘고 정치가 답답해서 죽겠다. 그래도 박근혜 대통령이 잘했다. 1번 새누리당을 찍을 것이다’라는 말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수성구갑은 재밌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말도 함께 꺼냈습니다. 정당 투표는 1번을 찍고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수성구갑에서만큼은 김부겸 후보를 향한 지지가 상당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대구라는 보편적인 민심이 새누리당 쏠림 현상이 강하지만 김부겸 후보만큼은 달랐습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진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오랜 시간 대구에서 활동하며 지역 기반을 닦았기 때문입니다.

김부겸 후보의 선거캠프는 단기간 꾸려지는 ‘떴다방’식이 아니라 5년에서 10년 가까이 함께 일하는 인재들이 손발을 맞추고, 지역 민심을 파악하고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선거 때만 대구 지역이 중요하다고 외칠 것이 아니라 장기간 투자하고 인재를 발굴하는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비로소 경쟁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야당으로서는 포기하면 내년 대선까지 흔들릴 수 있는 대구 총선. 대구 유권자들이 정당만 볼 것인지, 인물을 함께 볼 것인지, 그 결과에 관심을 가져볼 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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