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영선의 눈물은 오만한 자기변명에 불과했다

2016년 3월 2일

박영선의 눈물은 오만한 자기변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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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필리버스터 모습 ⓒ국회방송화면 갈무리편집

필리버스터 중단을 결정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박영선 의원이 국회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에 대한 국민의 반감을 의식해서인지 ‘모든 비난의 화살을 저에게 쏘십시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박영선 의원의 눈물은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에 분노한 국민의 마음을 해소시켜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작위적이라며 박영선 의원을 비난하는 온라인의 댓글과 의견이 넘쳐났습니다.

사실 필리버스터 중단은 언제든 이루어질 수 있었고, 국민들 또한 이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국민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너무 무기력하게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는 더불어민주당의 태도에 실망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분노와 함께 더불어민주당또한 선거구 획정이나 4.13총선 등을 통한 역풍을 우려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박영선 의원의 눈물은 너무 설득력이 부족했습니다.

박영선 의원은 ‘과반의석을 갖지 않으면 국회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총선에서 이기려고 필리버스터를 중단한다’고 말했습니다. 맞는 말일까요?

과반 의석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가?

박영선 의원은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않으면 국회에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맞는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던 새누리당의 17대 국회 모습을 기억한다면 야당이 꼭 과반 의석을 확보해야 일을 잘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2005년 12월 16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사학법 강행처리 무효 대규모 장외집회에서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등이 사학법 반대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던 2006년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사학법 개정안에 반대해 57일간의 장외투쟁을 했고, 결국 그들의 뜻을 이루었습니다.

당시 대통령이 노무현이었기에 그들의 장외투쟁이 가능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소통, 합의, 대화라는 자체를 아예 모르기 때문에 장외투쟁을 해봤자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이런 상황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고 해도 과연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듭니다.

국민에게 과반 의석이 확보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눈물로 호소하기보다는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정당이 과연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는 처절한 반성이 필요했다고 봅니다.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중단?

박영선 의원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과연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고 선거법을 통과시키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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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대 총선에서 집권당이었던 민정당은 125석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평화민주당 70석, 통일민주당 59석, 신민주공화당 35석을 합치면 여당보다 더 많았습니다. 여소야대가 됐습니다. 결국, 노태우 정권은 3당 합당을 통해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했습니다.

이후 14대,15대,16대 총선을 보면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은 없었습니다.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열풍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했습니다. 18대,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했습니다. 중간중간 합당 등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했던 일도 있지만, 이것은 국민의 정치적 행동이 반영된 결과물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역대 총선을 통해 본다면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면 꼭 야당이 승리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국회와 선거 일정 문제 등의 역풍으로 야당이 반드시 패배한다고 단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선거는 어떤 이슈가 유권자를 사로잡고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그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총선에 승리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중단한다는 박영선 의원의 주장은 국민을 설득시키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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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 중단에 대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트윗 ⓒ트위터 화면 갈무리

정치블로거로 각종 데이터와 자료를 수집해봐도 정치는 살아 숨 쉬는 생물처럼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릴 때가 많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떨어질 때 그 누가 온라인 당원 가입으로 지지율이 다시 오르리라 예상했습니까? 올랐던 지지율이 떨어졌다가 다시 필리버스터 때문에 올랐습니다. 이것을 예측했던 사람이 더불어민주당에 있었을까요?

총선에서 승리하고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국가 안보와 경제 논리에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는 논리에 찬성하는 시민이 많을수록 언제든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정치를 자꾸 당장 한두 달 앞에 벌어지는 선거의 잣대로만 보지 맙시다. 총선에서 무엇을 국민에게 이해시키고, 대선에서 어떤 방식으로 국민을 사로잡고, 지방선거에서 어떤 인물을 내세울지 등,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고 선거에 이기려는 명분을 찾으려고 했다면 국회 마당에서 국민들과 함께 필리버스터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토론하고 이를 생중계했다면 어떘을까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박영선 의원의 착오는 국민이 만들어 놓은 지지율과 관심, 기대를 자신들의 잣대로만 생각하고 결정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더하기의 정치가 아닌 뺄셈의 정치를 한 셈입니다. 뺄셈은 자신들이 해놓고 눈물로 총선에 승리하기 위해 지지해달라는 호소는 오만한 자기변명에 불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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