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사무처당직자 채용 3차 합격자 및 면접 안내 공고 ⓒ새누리당 화면갈무리
▲새누리당 사무처당직자 채용 3차 합격자 및 면접 안내 공고 ⓒ새누리당 화면갈무리


새누리당 사무처 당직자 공개채용 면접에서 사상검증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새누리당 당직자 공개채용 최종 면접에서 황진하 사무총장이 응시자들에게 "이 중에 데모해 본 사람 있느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새누리당은 데모해 본 사람이 없는 당인데 데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고, 응시자들은 '사상검증을 하는 것이냐'라며 반감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새누리당 황진하 사무총장의 질문은 부적절한 질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유는 '새누리당도 데모한 사람이 많은 당'이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 소속 김문수 의원은 노동운동을 하면서 농성시위 등을 여러 차례 했던 인물입니다. 김무성 대표도 민추협으로 활동하면서 거리에서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북핵규탄시위와 사학법 반대 시위를 하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박근혜 의원 ⓒ민중의소리, 오마이뉴스
▲북핵규탄시위와 사학법 반대 시위를 하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박근혜 의원 ⓒ민중의소리, 오마이뉴스


새누리당 의원들이 과거에 개인적으로 시위만 한 것은 아닙니다. 2006년 한나라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북한 핵실험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에 참석해 촛불을 들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2005년에도 사학법 개정을 반대하며 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한나라당 의원들과 박근혜 대통령이 거리에 나가 촛불을 들고 시위를 했던 것은 데모가 아니고, 진보나 야권에서 하는 시위만 데모라고 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시위도 분명 데모라고 봐야 합니다.

▲ 연평도 포격 당시 보온병을 포탄이라고 말한 안상수 대표 옆에서 12mm 방사포라고 주장했던 황진하 의원ⓒ돌발영상 편집
▲ 연평도 포격 당시 보온병을 포탄이라고 말한 안상수 대표 옆에서 12mm 방사포라고 주장했던 황진하 의원ⓒ돌발영상 편집


면접장에 응시자들이 들어오자 황진하 사무총장은 '차렷, 경례'를 시켰다고 합니다. 여성 응시자는 아마 깜짝 놀랐을 것 같습니다. 보통 면접에서는 '인사들 하시죠'라고 얘기하지 '차렷, 경례'를 시키지 않습니다. 아마도 황진하 사무총장이 육군 중장 출신이라 시켰는가 봅니다.

아이엠피터는 새누리당의 당직자 채용 시스템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야당보다 훨씬 먼저 사무처 5급과 9급(국회행정보조요원) 등의 당직자들을 공개 채용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의 당직 시스템만큼은 조직 운영에 뛰어난 면이 있고, 보수나 지원도 야당보다 낫습니다. 사무처 직원들의 만족도도 야당보다는 높은 편입니다.

물론 급여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정당시스템이 조직적으로 운영되는 부분에서는 다른 정당이 참고할 필요는 있습니다. 하지만 복지나 인권 면에서는 아직도 보수적인 면이 있고, 특히 황진하 사무총장과 같은 편협한 사고방식을 나타내는 모습은 새누리당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황진하 사무총장이 면접을 주관한 후 올린 페이스북 글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황진하 사무총장이 면접을 주관한 후 올린 페이스북 글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황진하 사무총장은 공개채용 면접이 끝난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너무 똑똑하고 야무진 지원자들을 모두 합격시키고 싶은 마음이지만 제한된 숫자 밖에 못 뽑아 넘 아쉽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헌법에 보장된 집회,결사의 자유를 오로지 자신들만 누려야 한다는 편협한 황진하 사무총장의 마음이 그 제한을 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사상검증을 요구하는 새누리당이 과연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정당법'을 지키는 정당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새누리당은 채용공고를 낼 때 반드시 '새누리당은 데모하지 않는 정당이니, 데모나 시위 경력자는 합격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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