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0일, 국민TV 보이는 라디오 'The 아이엠피터'의 첫 방송이 나갔습니다. 그런데 불과 3회 방송 후 'The 아이엠피터'가 중단됐습니다. 'The 아이엠피터'가 중단된 이유는 그 누구의 뜻도 아닌 아이엠피터의 결정이었습니다.

'The 아이엠피터'는 매주 화요일 녹화를 하고 금요일 오후 6시에 방송됩니다. 지난 7월 21일 'The 아이엠피터' 녹화를 위해 합정동 국민TV 스튜디오에 갔습니다. 2시간이 넘는 녹화는 잘 끝냈습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인 7월 22일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노조비대위의 제작거부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국민TV 노조 비대위 제작거부 사태가 벌어지자, 7월 28일 녹화 때까지는 해결되리라 믿었습니다. 아니 믿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사태는 계속 커졌고, 결국 아이엠피터는 7월 28일 녹화가 아닌 '더는 진행을 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하기 위해 국민TV를 찾아갔습니다.

불과 3회 만에 중단된 'The 아이엠피터'를 보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방송 경험이 없어 진행이 서투르고 시청하시는 분들도 그리 많지 않았지만, 다양한 코너와 기성 뉴스에서 보지 못했던 뉴스가 신선했다는 반응에는 참으로 기뻤습니다.

'The 아이엠피터'의 제목이나 코너명은 물론이고, 뉴스 아이템이나 형태는 모두 아이엠피터가 결정하고 선정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The 아이엠피터'의 방송이 중단된 모든 책임은 아이엠피터가 짊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The 아이엠피터'의 기획의도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1인 미디어'의 다양한 뉴스를 국민TV를 통해 소개하자는 김종훈 기자의 제안에서 시작됐습니다. 1인 미디어의 뉴스 유통 채널이 없어 고민하는 아이엠피터에게 김 기자의 제안은 고맙고도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품기에 충분했습니다.

별로 보는 사람도 없는 'The 아이엠피터'의 중단이 무슨 큰 의미냐고 묻는 사람도 있습니다. 소수이지만 열심히 활동하는 1인 미디어들의 뉴스를 보여줄 기회였기에 안타까웠습니다.

한국의 언론 현실에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1인 미디어들은 늘 무시당하고 대가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The 아이엠피터'라는 채널을 통해 1인 미디어들이 힘을 합쳐 좋은 뉴스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희망은 아이엠피터의 결정으로 불과 3회 만에 끝이 났습니다.

그렇다면 왜 아이엠피터는 그 누구의 강요도 아닌 스스로 '중단'결정을 했을까요?

① 1인 미디어를 향한 신뢰

아이엠피터가 볼 때 언론의 생명은 사람들이 얼마나 그 매체를 신뢰하느냐에 따라 유지된다고 봅니다. 언론이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자본의 논리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언론의 기능에 충실하다면 시청자와 구독자에게 신뢰를 줍니다.

국민TV 사태는 신뢰를 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The 아이엠피터'를 진행한다는 것은 오히려 함께 뉴스를 만들어 주는 1인 미디어를 향한 신뢰까지 무너뜨릴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The 아이엠피터'라는 이름으로 그들이 쌓은 신뢰까지 망가뜨릴 수는 없었습니다.

② 대화가 필요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사측이 노조나 그 누구도 100% 과실은 없다고 봅니다. 사측이나 노조나 분명 문제가 있었고, 그 문제들을 서로 해결하지 않고 오다가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측이나 노조 누가 잘못을 했느냐의 과실 책임은 지금 상황에서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대화입니다. 아이엠피터와의 대화가 아닌, 사측,노조,조합원들이 함께 모여 대화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대화가 이루어지는 상황이었다면 굳이 'The 아이엠피터'를 중단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양쪽의 입장과 갈등은 깊어만 갔고, 대화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모두에게 대화가 필요하다는 마음에 중단 결정을 내렸습니다.

③ 대안언론에 대한 고민의 시간.

1인 미디어들은 스스로 대안언론이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사회에서 소외된,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콘텐츠와 뉴스를 꾸준히 만들뿐이었습니다. 기성 언론들은 1인 미디어들을 기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늘 무시했습니다. 새롭게 만들어졌던 대안언론들이 뉴스의 유통채널이었으면 했습니다. 그러나 대안언론들의 실상을 보면 실망할 때가 많았습니다.

대안언론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안언론과의 협력이 과연 1인 미디어들의 나아갈 방향과 맞는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더 깊게 그리고 넓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2015년 들어서 아이엠피터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출연'이나 '역사기록물 집필', '정치자료 데이타화', '방송 진행' 등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1인 미디어의 힘은 영향력에서 오고 그 영향력은 결국 실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자료와 정확한 뉴스, 남이 만들지 않는 콘텐츠 등을 통해 신뢰와 영향력을 확보한다면 비록 1인 미디어이지만 오랜 시간 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고 봅니다. 실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기에 다양한 시도를 하고 경험하고 배우고 있습니다.

외모나 진행, 방송제작 경험도 없으면서 'The 아이엠피터'를 시작하게 된 배경 또한 앞으로의 미래를 향한 투자와 배움의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시도하다가 중단된 상황이지만, 앞으로도 미래를 향한 노력은 포기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이엠피터가 열심히 즐겁게 글을 쓰는 이유는 오랜 시간 꾸준히 후원해주시는 분들의 노력과 정성 때문입니다. 다른 대안언론처럼 몇 천명은커녕 백 명조차 되지 않는 후원자분들이지만, 항상 묵묵하게 격려를 해주시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1인 미디어로 활동하면서 후원자들의 소중한 정성을 늘 떠올리며 살아갑니다. 과연 후원자분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후원자가 원하는 아이엠피터의 모습은 어떤 큰 대안이 아니라, 꾸준히 그러나 항상 노력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뉴스나 진화하는 콘텐츠는 한순간에 만들거나 이루어지기 힘듭니다. 비록 적은 숫자이지만 아이엠피터는 후원자들의 손에 가족을 맡기고 제주에서 서울까지 마음껏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아이엠피터의 삶을 후원자에게 맡겼지만, 그들이 있기에 아이엠피터의 가족들은 행복하고 든든합니다.

조만간 'The 아이엠피터'를 다시 시작할 것입니다. 어떤 형태가 됐든 아이엠피터가 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한 사람의 힘은 미약합니다. 그러나 서로 협력하고 힘을 보탠다면 어려운 고비도 잘 이겨낼 수 있으리라 봅니다.






 

"나는 우리 사회의 신뢰 수준은 언론에 대한 신뢰도 수준과 정비례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언론에 대한 신뢰가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 사회가 언론을 바라다보는 시선은 싸늘하고 냉정하다. 언론이 스스로 신뢰를 쌓으려면 어떡해야 하는가? 공정한 방송을 하고, 그 조직을 투명하게 경영할 때 사람들은 언론에 높은 점수를 준다. 사람들은 언론의 신뢰도를 평가할 때 특정 매체의 컨텐츠가 전반적으로 공정했는지 여부와 함께, 그 조직이 윤리적인지 따지면서 설문을 메워 나간다는 뜻이다."

-이화섭의 방송이야기 '사회적 자본과 언론의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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